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否卦

비괘

막힘, 불통, 정체, 역경의 시기

비괘(否卦)는 주역 64괘의 12번째 괘로, 상괘는 건(乾, 하늘)이고 하괘는 곤(坤, 땅)입니다. 비(否)는 '막히다', '통하지 않다'라는 의미를 가지며, 하늘과 땅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분리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어려움과 역경의 시기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인내와 지혜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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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괘의 기본 의미

막힘과 불통의 시기, 인내와 지혜로 극복하기

否卦는 주역 64괘 중 12번째 괘로, 상괘는 건(乾, 하늘)이고 하괘는 곤(坤, 땅)입니다. 비(否)라는 글자는 '아니다', '막히다', '통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소통이 단절되고 흐름이 정체된 상황을 나타냅니다.

"天地不交 否"

하늘과 땅이 서로 교류하지 않으니 막힘이 있다.

비괘는 천지의 분리와 소통의 단절을 표현합니다. 하늘(건괘)이 위에 있고 땅(곤괘)이 아래에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배열이지만, 이 두 기운이 서로 교류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소통이 단절되고 생명과 성장의 에너지가 흐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사회적으로는 상하 관계의 단절, 개인적으로는 내면과 외면의 불일치를 상징할 수 있습니다.

비괘의 핵심 메시지는 역경 속에서의 인내와 지혜입니다. 막힘의 시기에는 무리하게 돌파하려 하기보다 때를 기다리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작은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비괘는 이러한 불통의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결국에는 다시 소통(태괘)의 시기가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건 (乾) - 하늘 곤 (坤) - 땅 소통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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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사 (卦辭)

막힘의 시기, 소인은 득세하고 군자는 물러나다

비괘의 핵심 괘사는 否之匪人 不利君子貞 大往小來(비지비인 불리군자정 대왕소래)로, "비괘는 사람에게 좋지 않으니, 군자가 바름을 지키는 것에 이롭지 않다.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이 온다"는 의미입니다.

否之匪人 不利君子貞 大往小來

비괘는 사람에게 좋지 않으니, 군자가 바름을 지키는 것에 이롭지 않다.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이 온다.

비 (否)

막힘, 불통, 정체를 의미합니다. 에너지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를 나타내며, 사회적으로는 소통의 단절, 개인적으로는 내면과 외면의 불일치를 상징합니다.

인 (人)

사람을 의미합니다. '비지비인'은 '비괘는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뜻으로, 막힘의 상태가 인간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나타냅니다. 소통이 단절된 시기에는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군 (君)

군자, 지도자를 의미합니다. '불리군자정'은 '군자가 정도를 지키는 데 이롭지 않다'는 뜻으로, 이 시기에는 올바른 사람이 자신의 원칙을 관철하기 어려움을 나타냅니다. 때로는 전략적인 물러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 (大)

'큰 것'을 의미하며, 여기서는 군자, 정의, 덕과 같은 긍정적 가치를 상징합니다. '대왕소래'는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이 온다'는 뜻으로, 비괘의 시기에는 가치 있는 것이 물러나고 하찮은 것이 득세함을 암시합니다.

괘사에서 '불리군자정(不利君子貞)'이라는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비괘의 시기에는 군자(덕이 있는 사람)가 자신의 원칙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기에는 때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며, 직접적인 대립보다는 내면을 수양하고 작은 범위 내에서 선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괘의 다른 중요한 괘사로는 天地不交 否 君子以儉德辟難 不可榮以祿(천지불교 비 군자이검덕벽난 불가영이록)이 있습니다. 이는 "하늘과 땅이 서로 교류하지 않으니 막힘이 있다. 군자는 덕을 검소하게 하여 어려움을 피하고, 녹(봉급)으로 영화롭게 될 수 없다"는 의미로, 어려운 시기에는 외적인 성취나 영화보다 내면의 덕을 닦는 데 집중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이것은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원칙을 지키되, 지나친 드러냄이나 고집은 피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03

괘상 (卦象)

하늘과 땅의 분리, 소통의 단절

비괘는 상괘(上卦)가 건(乾, 하늘)이고 하괘(下卦)가 곤(坤, 땅)입니다.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배열이지만, 여기서는 이 두 기운이 서로 교류하지 않고 단절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 땅이 메마르는 가뭄의 상태와 같습니다.

상괘: 건 (乾)
하늘, 창조, 강인함, 리더십, 상향 에너지
하괘: 곤 (坤)
땅, 수용, 순종, 양육, 하향 에너지

하늘과 땅의 분리는 소통의 단절과 흐름의 정체를 상징합니다. 자연 세계에서 하늘(비, 햇빛)과 땅(토양, 생명)이 교류하지 않으면 생명이 성장할 수 없듯이, 인간 사회에서도 상하의 소통이 단절되면 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개인의 성장이 저해됩니다. 비괘는 이러한 막힘의 상황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비괘의 상징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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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상징

가뭄, 동면기, 겨울, 식물의 성장이 멈춘 시기, 흐름이 막힌 강, 비가 내리지 않는 하늘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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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와 시간

방위: 북서
계절: 초겨울
시간: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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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색상

동물: 여우, 박쥐
색상: 검은색, 회색
오행: 토(土)

👤
인간 관계

가족: 단절된 관계
신체: 막힌 기혈
성품: 고립, 단절, 소통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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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사 (爻辭)

막힘의 단계와 현명한 대처

비괘의 효사는 막힘의 상황에서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각 효는 막힘의 다양한 양상과 그에 대응하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효위 효사 해석
초육(初六) 발비
(拔茅茹 以其彙 貞吉 亨)
띠 풀을 뽑으니 다른 띠 풀도 함께 뽑히네. 바름을 지키면 길하고 형통하리라.
육이(六二) 포비
(包承 小人吉 大人否亨)
감싸고 받드니, 소인에게는 길하나 대인은 형통하지 못하리라.
육삼(六三) 포비
(包羞)
부끄러움을 감싸다.
구사(九四) 유명비
(有命無咎 疇離祉)
명이 있어 허물이 없으니, 무리를 지어 복을 누리리라.
구오(九五) 휴비
(休否 大人吉 其亡其亡 繫于苞桑)
막힘을 그치니, 대인에게 길하도다. 망하리라, 망하리라 하나 뽕나무에 매어 있도다.
상구(上九) 경비
(傾否 先否后喜)
막힘이 기울어지니, 먼저 막히고 후에 기쁨이 있으리라.

막힘의 여정 -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단계

1
초육 - 발비 (拔茅茹)

막힘의 초기 단계로,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첫 시도를 나타냅니다. '띠 풀을 뽑으니 다른 띠 풀도 함께 뽑힌다'는 것은 비슷한 성향과 뜻을 가진 이들이 함께 모여 협력할 때 어려움을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를 찾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육이 - 포비 (包承)

주변 상황에 순응하는 단계입니다. '감싸고 받든다'는 것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소인에게는 길하나 대인은 형통하지 못한다'는 것은 원칙과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순응이 내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상황을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때로는 전략적으로 물러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3
육삼 - 포비 (包羞)

수치심과 좌절을 경험하는 단계입니다. '부끄러움을 감싸다'는 것은 막힘의 상황에서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실패와 한계를 직면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부끄러움을 숨기거나 부정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구사 - 유명비 (有命無咎)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향을 찾는 단계입니다. '명이 있어 허물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와 현실의 제약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무리를 지어 복을 누린다'는 것은 어려운 시기에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과 연대하여 서로 위안과 도움을 주고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큰 상황은 바꿀 수 없더라도 작은 범위 내에서의 긍정적인 관계와 행동을 통해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구오 - 휴비 (休否)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단계입니다. '막힘을 그치니, 대인에게 길하다'는 것은 역경의 시기가 점차 마무리되고 있으며, 원칙과 덕을 지켜온 사람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망하리라, 망하리라 하나 뽕나무에 매어 있도다'라는 말은 겉으로는 위태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전하게 지탱되고 있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 단계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가치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상구 - 경비 (傾否)

막힘이 해소되고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단계입니다. '막힘이 기울어지니, 먼저 막히고 후에 기쁨이 있으리라'는 것은 어려움이 끝나고 새로운 시작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비괘(否卦)가 태괘(泰卦)로 전환되는 변화의 순간을 암시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과거의 어려움에서 배운 교훈을 간직하면서, 다가오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05

현대적 적용

막힘의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

비괘의 지혜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다양한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 위기, 사회적 갈등,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단절 등 다양한 '막힘'의 상황에서 비괘는 현명한 대처 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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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위기 극복

경력의 정체, 건강 문제, 정서적 막힘 등 개인적 위기 상황에서 비괘는 인내와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가르칩니다. 당장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내면의 힘을 키우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활용하세요.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연대하여 서로 지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조직과 리더십

조직이 침체기를 겪거나 소통이 단절된 경우, 비괘의 원리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리더는 상하 간의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합니다. 때로는 전략적인 후퇴나 방향 전환이 필요할 수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는 핵심 가치와 원칙을 지키되 유연한 적응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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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회복

부부, 가족, 친구 관계에서 소통이 단절되고 갈등이 생겼을 때, 비괘는 인내와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의 통로를 열어두며, 때로는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관계의 회복은 강요할 수 없으며, 진정한 소통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공감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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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갈등 해소

사회적 양극화, 세대 갈등, 이념 대립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소통 단절 현상에 비괘의 교훈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만 주장하기보다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찾아 연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합의와 협력의 경험이 쌓여 더 큰 소통의 기반이 됩니다.

막힘 (否) 전환 소통 (泰) 인내, 성찰, 준비 유연함, 적응, 변화 교류, 화합, 성장

비괘의 핵심 메시지는 어려움과 장애물이 인생의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인식하고, 그것을 피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기르는 것입니다. 막힘의 시기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이 시간을 자기 성찰과 내면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비괘는 때로는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가 빠른 시대일수록, 자신의 핵심 가치와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게 적응하는 균형 잡힌 태도가 중요합니다. 결국 비괘는 역경을 통한 성장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이는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가치 있는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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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효(變爻)와 관련 괘

막힘의 다양한 전개 가능성

비괘에서 각 효가 변할 경우, 다음과 같은 새로운 괘로 변화합니다. 이는 막힘의 상황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괘의 막힘 상황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초육이 변하면 관괘(觀卦)가 되어 막힌 상황에서 관찰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반면 구오가 변하면 곤괘(坤卦)가 되어 적극적인 행동보다는 수용과 순응의 자세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비괘의 변효들은 막힘의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 방식을 제시합니다. 때로는 상황을 관찰하고, 때로는 원칙을 지키며, 때로는 유연하게 적응하는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함을 가르칩니다. 궁극적으로 비괘는 막힘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지혜로운 대처를 통해 새로운 흐름과 소통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